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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니아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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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IS 전진기지 된 보스니아

1. 일단 보스니아 내전 당시 이슬람계 지도자였고 지금도 보스니아 무슬림들 사이에선 국부로 추앙받는 알리야 이제트베고비치가 일전에 범이슬람주의자였죠. 유고 시절인 1970년 출판된 '이슬람 선언'에서 이슬람권이 근대화를 해도 이는 반드시 쿠란에 기초해야한다며 터키의 세속주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바 있습니다. 이걸로 중앙정부에서 샤리아를 도입하자는 주장 아니냐며 제약을 가한 적이 있긴 합니다만 20여년 뒤에 유고슬라비아가 붕괴되어버렸죠. 물론 이제트베코비치 스스로도 유럽인이라는 정체성은 자각하고 있었는지 유럽의 기독교 전통과 르네상스 이후 이어지는 서양 철학 사조를 찬양한 바 있었고 보스니아에 결코 샤리아를 도입하지는 않았지만 말입니다.

2. 내전 기간 동안 수세에 몰렸던 이제트베고비치가 사우디와 카타르 등지에 도움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 나라가 실제로 유무형적인 지원을 해준 바가 있고 전세계에 와하비즘을 뿌려대는 이 나라들 덕택에 와하비즘, 그리고 덩달아 살라피즘까지 보스니아에 같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같은 유럽 내 회교권이라도 민족주의가 매우 강하고 게다가 공산주의 시절동안 사실상 종교의 영향력 자체가 박살나버린 알바니아와 달리 유고슬라비아에 편입되어 있던 보스니아는 일단은 명목상으로나마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었기에 종교의 영향력이 알바니아 본토보다 상대적으로 컸고 더욱이 오랜 내전으로 경제 상황이 아주 극도로 피폐해진 덕택에 알바니아 보다도 이런 원리주의가 기승을 부리게 되었습니다. 물론 알바니아 본토와 알바니아계가 많은 코소보, 마케도니아 서부마저도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런 원리주의가 갈수록 퍼지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3. 이런 현상은 사실 전쟁이 끝난 1995년 이후 계속 가시화되고 있었지만 서방에서는 계속 방관하거나 심지어 종교적인 신실함이 높아진다고 찬양하는 듯한 태도도 보이고 있었습니다. 바삼 티비 교수의 저서 '이슬람주의와 이슬람교'에도 이런 논지의 서방권 신문 기사가 인용되어 있었죠. 내전 종식 이후 사라예보 내에서 히잡을 쓰고 다니는 여성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건 종교 활동이 활성화되었다는 의미이며 이는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라는 어이없는 논지의 기사 말입니다. 바삼 티비 교수도 이런 서방권의 안일한 태도를 유감스럽게 생각했었죠. 

4. 이래서 종교, 특히나 이슬람교가 아주 무섭습니다. 엄연한 슬라브계고 일전부터 이미 유럽의 구성원들이었던 보스니아 무슬림들이 자신들의 인종적, 지리적 정체성 보다도 종교적 정체성, 그것도 유럽의 기존 전통과 완전히 동떨어져있는 정체성에 더욱더 목숨을 걸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물론 유고 내전을 전후해 크로아티아(카톨릭), 세르비아(정교회) 등지에서도 종교적 보수성이 매우 강해지긴 했지만 이 종교적 보수성이 일단은 폭력적으로 발현되지는 않았습니다. 이슬람은 그 근본적인 교리 특성과 와하비즘, 살라피즘의 확산으로 인해 그렇지 못했고 그렇기에 카톨릭, 정교회보다도 그 종교적 보수성이 폭력적인 양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5. 그래서 보스니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90년대의 혼란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일단은 극빈국 상태에서 탈출한 알바니아와 달리 보스니아는 20년째 제대로 복구가 되지 않고 정치 상황은 암울합니다. 다만 보스니아 전체가 이슬람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는게 정교회(세르비아인), 카톨릭(크로아티아인), 이슬람(보스니아인) 중에서 이슬람이 가장 큰 세력이지만 정교회, 카톨릭을 합치면 이슬람보다도 더 큰 세력이고 보스니아인 중에서도 카톨릭, 정교회, 세속주의자들은 존재합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보스니아 무슬림들 사이에서 세속주의는 가장 강한 세력입니다. 어쩌면 그렇기에 또 다른 피를 흘려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6. 보스니아 무슬림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겁니다. "정신차리시오! 당신들은 슬라브족이고 엄연한 유럽인들입니다. 아무리 500여년이 지났어도 그렇지 왜 당신들의 정체성과 동떨어진 것에 그렇게 목숨을 걸려고 하는 겁니까? 왜 유럽도 아닌 사우디와 카타르의 부패하고 교활한 왕가와 인간미, 인류애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이슬람 성직자들의 말에 귀를 귀울이고 있는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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