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지구로 귀환하여 장렬히 산화해간 하야부사 덕분에 여러 사람들이 흥분하는 일이 벌어졌었죠. 하야부사의 히스토리는 참으로 드라마틱했고 일본 엔지니어들의 근성 또한 새로이 평가되고 있는 작금의 상황입니다. 여기에 하나 더 얹어서 또 다른 탐사선의 근성어린 이야기를 잠깐 해보고자 합니다.
그 주인공은 일본의 화성 탐사선인 노조미랍니다. 이 아이는 1998년 7월에 장대한 여정을 시작하게 되는데, 공교롭게도 하야부사를 쏘아올렸던 것과 같은 M-V 발사체에 탑재되었지요.
당시에도 잘 쏴올리던 H-II 로켓을 왜 사용하지 않았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JAXA로 합쳐지기 전 까지 일본의 항공우주 관련 기관들은 NASDA, ISAS, NAL 세 기관으로 분업화 되어있었는데 H-II는 당시의 NASDA가 주체였고 노조미는 ISAS가 주축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M-V 발사체는 ISAS가 개발했거든요; 여담이지만 각 기관은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_-;
그런데 문제는 이 M-V 발사체가 추진제까지 포함하여 540kg에 달하는 노조미를 한 번에 화성까지 보낼만한 능력이 없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충분한 능력을 가지는 발사체를 대신 사용해서 화성으로 가는 것이 가장 편한 방법입니다만 ISAS의 엔지니어들은 그렇게 하기 싫어나봐요. 안되면 되게 하고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해내겠다는 투철한 정신으로 무장했는지는 몰라도 M-V 발사체를 사용해서 화성까지 가는 방법을 끄집어냅니다.
그 주인공은 일본의 화성 탐사선인 노조미랍니다. 이 아이는 1998년 7월에 장대한 여정을 시작하게 되는데, 공교롭게도 하야부사를 쏘아올렸던 것과 같은 M-V 발사체에 탑재되었지요.
당시에도 잘 쏴올리던 H-II 로켓을 왜 사용하지 않았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JAXA로 합쳐지기 전 까지 일본의 항공우주 관련 기관들은 NASDA, ISAS, NAL 세 기관으로 분업화 되어있었는데 H-II는 당시의 NASDA가 주체였고 노조미는 ISAS가 주축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M-V 발사체는 ISAS가 개발했거든요; 여담이지만 각 기관은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_-;
그런데 문제는 이 M-V 발사체가 추진제까지 포함하여 540kg에 달하는 노조미를 한 번에 화성까지 보낼만한 능력이 없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충분한 능력을 가지는 발사체를 대신 사용해서 화성으로 가는 것이 가장 편한 방법입니다만 ISAS의 엔지니어들은 그렇게 하기 싫어나봐요. 안되면 되게 하고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해내겠다는 투철한 정신으로 무장했는지는 몰라도 M-V 발사체를 사용해서 화성까지 가는 방법을 끄집어냅니다.
스윙 바이 (Swing by) 기술을 활용해서 말이죠....
일전에 포스팅(옛날에 한 거라 지금과 설명하는 풍이 너무 다릅니다. 이해를;;;) 한 적이 있지만, 이 것은 일반적으로는 저 멀리의 외부 행성 탐사를 나갈 때 지구에서 직접 가기에는 너무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태양계 행성들의 중력을 이용하여 가속 또는 감속하고 방향을 전환하여 목적지에 도달하는 기술입니다. 토성 탐사선 카시니는 금성-지구-목성을 거쳐가며 토성에 다달았고 옛날의 파이어니어, 보이저와 같은 외행성 탐사선들도 예외없이 스윙바이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술을 화성가는데 사용한 경우는 미국이나 러시아도 없을 겁니다. 왜냐구요? 걔네들은 강력한 발사체가 있으니 다이렉트로 화성에 갈 수 있거든요....
어쨋든 화성 탐사에 스윙바이를 사용하겠다는 아이디어를 꺼내든 엔지니어들은 그 궤적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달과 지구만을 이용해서 화성까지 가는 길을 설정했습니다. 그리고 노조미는 2번에 걸친 달 스윙바이까지는 순조롭게 가고 있었지요. 그런데 1998년 지구 스윙바이에서 문제가 터집니다. 추진제 밸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바람에 기존에 계획했던 것 보다 많은 추진제를 소모해 버린데다가 화성까지 가는 올바른 궤적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충분한 가속도를 얻는 것 까지 실패해버린 거에요. 또, 잘못된 궤적을 바로잡기 위해 엔진을 두 번 더 작동시켜야 했고 연료 부족사태는 심각해집니다.
어쨋든 화성 탐사에 스윙바이를 사용하겠다는 아이디어를 꺼내든 엔지니어들은 그 궤적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달과 지구만을 이용해서 화성까지 가는 길을 설정했습니다. 그리고 노조미는 2번에 걸친 달 스윙바이까지는 순조롭게 가고 있었지요. 그런데 1998년 지구 스윙바이에서 문제가 터집니다. 추진제 밸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바람에 기존에 계획했던 것 보다 많은 추진제를 소모해 버린데다가 화성까지 가는 올바른 궤적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충분한 가속도를 얻는 것 까지 실패해버린 거에요. 또, 잘못된 궤적을 바로잡기 위해 엔진을 두 번 더 작동시켜야 했고 연료 부족사태는 심각해집니다.
이 때 노조미는 이미 지구권을 벗어나 태양 중심의 궤도를 돌기 시작한 무렵이었죠. 이대로라면 임무를 실패하고 노조미는 기약없이 태양계를 떠돌아야 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 하지만 근성의 일본 엔지니어들은 절대로 굴하지 않는 군요. 새로운 임무 궤적을 산출해냅니다. 어떻게 했냐구요? 4년을 우주에서 맴돌게 한 후에 2002년 12월, 2003년 6월에 각각 지구 스윙바이를 수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아 스케일 크군요;
어쨋든 4년 후, 2002년이 되었고 첫 번째 지구 스윙바이를 수행해야 하는데 4월 21일에 일본의 엔지니어들은 또 한 번 머리를 감싸쥡니다. 태양에서 발생한 거대한 폭발 (solar flare)로 인해 노조미의 통신 시스템과 전력 시스템이 맛이 가버렸기 때문이에요. 완전히 죽은 건 아니었지만, 특히 추진제가 얼지 않도록 자세를 제어해주는 시스템에 연결된 배터리가 단락되어 복구 불가능에 빠졌습니다. 때문에 추진제인 하이드라진이 얼어버렸어요!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지구 스윙바이를 수행하는 시점에서는 태양에 비교적 가까워 추진제가 녹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구사일생으로 첫 번째 지구 스윙바이를 마친 노조미.
다음해인 2003년 6월, 노조미는 다시 지구 스윙바이를 수행하여 드디어 화성으로 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어요. 2003년 12월, 화성 궤도로의 진입을 앞두고 메인 추력기의 점화를 위해 자세를 바로잡아야 하는 작업에 끝내 실패합니다. 이에 일본은 결국 임무 포기 선언을 하고 12월 14일, 마지막으로 추력기를 작동시킵니다. 이것은 노조미가 화성에 충돌하여 지구의 박테리아 등으로 인해 화성이 오염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죠.
이렇게 원래 계획 보다 4년이나 더 걸려버린 노조미의 화성 탐사는 실패로 끝나고 맙니다. 최종적으로는 태양을 중심으로 2년의 주기를 가지는 궤도를 영원히 돌게 되어버렸어요. 하지만 노조미가 햇수로 6년에 걸친 여행을 하는 동안 다양한 우주 환경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거기에 일본은 행성 탐사를 위한 임무 설계, 정밀한 궤적 설정, 고도의 자동화 시스템 기술 등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 자동화 시스템은 훗날 하야부사에 적용되어 마찬가지로 기구한 운명을 맞게 된 탐사선을 지구로 귀환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지요.
일본의 우주 기술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NASA에 버금가는 이와 같은 삽질 덕분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도 나로호가 두 번에 걸친 삽질을 하고 있지만, 그것을 통해 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쨋든 4년 후, 2002년이 되었고 첫 번째 지구 스윙바이를 수행해야 하는데 4월 21일에 일본의 엔지니어들은 또 한 번 머리를 감싸쥡니다. 태양에서 발생한 거대한 폭발 (solar flare)로 인해 노조미의 통신 시스템과 전력 시스템이 맛이 가버렸기 때문이에요. 완전히 죽은 건 아니었지만, 특히 추진제가 얼지 않도록 자세를 제어해주는 시스템에 연결된 배터리가 단락되어 복구 불가능에 빠졌습니다. 때문에 추진제인 하이드라진이 얼어버렸어요!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지구 스윙바이를 수행하는 시점에서는 태양에 비교적 가까워 추진제가 녹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구사일생으로 첫 번째 지구 스윙바이를 마친 노조미.
다음해인 2003년 6월, 노조미는 다시 지구 스윙바이를 수행하여 드디어 화성으로 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끝이 아니었어요. 2003년 12월, 화성 궤도로의 진입을 앞두고 메인 추력기의 점화를 위해 자세를 바로잡아야 하는 작업에 끝내 실패합니다. 이에 일본은 결국 임무 포기 선언을 하고 12월 14일, 마지막으로 추력기를 작동시킵니다. 이것은 노조미가 화성에 충돌하여 지구의 박테리아 등으로 인해 화성이 오염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죠.
이렇게 원래 계획 보다 4년이나 더 걸려버린 노조미의 화성 탐사는 실패로 끝나고 맙니다. 최종적으로는 태양을 중심으로 2년의 주기를 가지는 궤도를 영원히 돌게 되어버렸어요. 하지만 노조미가 햇수로 6년에 걸친 여행을 하는 동안 다양한 우주 환경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거기에 일본은 행성 탐사를 위한 임무 설계, 정밀한 궤적 설정, 고도의 자동화 시스템 기술 등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그 중 자동화 시스템은 훗날 하야부사에 적용되어 마찬가지로 기구한 운명을 맞게 된 탐사선을 지구로 귀환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지요.
일본의 우주 기술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NASA에 버금가는 이와 같은 삽질 덕분이 아닐까 합니다. 우리도 나로호가 두 번에 걸친 삽질을 하고 있지만, 그것을 통해 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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