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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스캔들의 빈자리 채우는 건 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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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병을 싸그리 없애주었던 성균관 스캔들이 끝난 첫 월요일, 그 후속작 '매리는 외박중'을 보면서 다시금 느꼈다. 성스의 빈자리를 이런 드라마로는 도저히 채울 수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또한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건 오직 성스의 원작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뿐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고야 만다.

드라마와 원작, 참 쉽지 않은 관계다. 좋은 원작일수록 드라마가 망쳐놓을 가능성이 꽤 높기 때문이다. 긴 문장으로 풀어쓸 수 있는 섬세한 장면을 연기자의 표정 하나로 함축해내기 어렵고, 길게 늘어진 소설의 내용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함축적인 매회 장면으로 메꾸어 나가기가 어렵다. 그래서 난 원작을 보면 드라마를 잘 보지 않고, 드라마를 보면 원작을 잘 보지 않게 되곤 했었다.

성균관 스캔들에 빠져들면서 당연히 봐야 한다고 생각했던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이었지만 그 유혹을 꾹 참았던 이유는 드라마를 다 본 후, 그 여운을 원작으로 다시금 느끼고 싶어서이다. 그리고 지난 주말 드디어 그 첫장을 열고야 말았고, 유래없는 폭풍 독서 끝에 후속작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까지 다 읽어내리고 말았다. 

신기한 일이었다. 책장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박유천이 선준의 얼굴을 하고 미소를 짓고, 박민영이 윤희의 얼굴이 되어 눈물을 끌썽인다. 유아인이 재신의 목소리가 되어 버럭 소리를 지르고 송중기가 여림이 되어 부채를 흔들어 댄다. 마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소설이 읽혀지는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소설 속 인물들은 드라마 속 인물들과 조금씩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다못해 필동 책방 주인까지 같은 얼굴이 되어 등장하고 만다.

그럼에도 원작과 드라마는 분명 차이가 있다.

원작과 드라마의 차이 1 - 에피소드

일단 입청재, 대사례, 장치기 대회, 남색추문 등 대부분의 에피소드는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은 책을 읽어내려가는 속도가 떨어지게 된다. 그럼에도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들을 한번에 읽어내리고 만 건, 잘금 4인방의 앞날이 궁금해서이다. 특히 윤희가 궁녀와 사통을 했다는 모함을 받는 부분에서는 진짜 어이상실, 빵 터지고 만다. 이런 에피소드가 보여주듯, 원작의 표현력 역시 드라마보다는 좀 더 과감하여 얼굴을 화끈거리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원작과 드라마의 차이 2 - 장의~!?

원작을 보며 내내 아쉬웠던 것은 전태수라는 인물의 '장의'가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름 드라마를 보면서 눈여겨 봤던 인물이었는데, 이 인물의 방해공작 없이 원작에서 스토리가 이어지는 것이 놀라웠다. 또한 하인수라는 인물이 입체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존재하지 않는 인물을 만들어 내어 매번 사건을 만들어 내려다보니 매번 전태수는 눈만 부릅뜨지 허탕을 치는 인물로 그려질 수 밖에 없었다는 것. 그럼에도 전태수라는 배우를 주목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 건 좋았다.

원작과 드라마의 차이 3 - 캐릭터

원작과 드라마의 인물들의 성격이 조금씩 다르다. 원작의 선준은 부드럽고 잘 웃기까지 하는 완벽한 인간으로 그려지며 걸오는 좀 더 무식하게 거칠게 그려진다. 원작의 선준의 성격 일부를 걸오에게 일임하여 걸오앓이 신드롬을 만들어 낸 건, 정말 영리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가장 뜬금없게 달랐던 건 초선이었다. 원작의 초선이 조금 더 영악한 느낌으로 그려지며 역시 복면을 하고 가짜 홍벽서가 되어 칼을 휘두르는 역할은 없었다. 드라마상 가장 어이없었던 반전이었기에 마무리마저 흐지부지 되었던 무리수였다고 생각된다.

원작과 드라마의 차이 4 - 금등지사는 없다

성균관 스캔들의 원작에서는 금등지사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 제일 충격적이었다. 드라마를 내내 이끌던 큰 흐름이었던 금등지사, 그것이 없었다. 당연히 원작에 금등지사의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에 나온 줄 알았더니.. 그렇다면 대체 원작에서는 어떤 내용이 그들을 임금과 연결을 시키게 되는 걸까? 궁금하다면 원작을 찾아서 뒤적거려보는 수 밖에...

이렇게 성균관 스캔들의 못다한 여운을 원작으로 느끼는 재미가 꽤나 된다. 어쩌면 원작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제 또 도진 월요병 어쩌면 좋을까나. 아직도 화요일이라는 사실이 못내 괴롭기만 하다.. 흑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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