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3대 괴수 지구 최대의 결전 [三大怪獸 地球最大の決戰]』

http://lgaim.egloos.com/1366243

토호 / 1964년 12월 20일/ 컬러 93분 / 감독 : 혼다 이시로 / 각본 : 세키자와 신이치 / 특기감독 : 츠부라야 에이지 / 음악 : 이후쿠베 아키라 / 출연 : 나츠키 요스케, 와카바야시 아키코, 호시 유리코, THE 피너츠, 사하라 켄지, 히라타 아키히코, 시무라 켄, 아마모토 히데요

지구에 이상기상이 계속되던 중, 세르시아 공국의 사루노 왕녀는 누군가의 텔레파시를 받고, 타고 있던 비행기에서 뛰어내린다. 그와 동시에 비행기는 거대한 운석과 충돌하면서 파괴되는데, 그 운석은 마찰열로 불타지도, 크레이터를 만들지도 않은 채 일본에 낙하한다.
그로부터 얼마 후, 스스로를 금성인이라고 칭하는 여성이 나타나 라돈과 고지라의 부활을 예언한다. 그리고 그 예언은 적중하는데, 심지어는 운석 속에서 그 옛날 금성의 문명을 멸망시켰던 대괴수 킹기도라가 나타나 본격적인 파괴활동을 시작한다. 이 사태 앞에서 모스라는 서로 싸우고만 있는 고지라와 라돈을 화해시키려고 하지만, 두 괴수는 싸움을 멈추지 않는다. 한편 이런 재난을 예언한 여성의 정체가 금성인의 피를 이은 사루노 왕녀라는 것이 밝혀지자 그녀를 둘러싸고 경찰과 암살자들 사이에 대 추격전이 시작된다. 결국 모스라는 혼자서 킹기도라에게 도전하지만 상대가 되지 않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고지라와 라돈도 어느새 모스라를 도와 킹기도라를 공격한다. 그리하여 고지라, 라돈, 모스라 VS 킹기도라의 지구 최대의 결전이 시작된다.


전작 '모스라 대 고지라'의 흥행성공과 이와는 반대 컨셉의 하드보일드 작품 '우주대괴수 도고라'의 대실패를 맛본 토호는 앞으로의 노선을 괴수 대결물 중심으로 잡기로 결정한다.
그리하여 '모스라 대 고지라'의 '선의 괴수 대 악의 괴수'라는 구도를 변형시킨 ‘토착괴수 대 침략괴수’의 구도가 완성되는데, 이는 일본 괴수영화의 가장 보편적인 패턴이 되어 수많은 작품들에서 두고두고 써먹게 된다.

특히 초반의 상호 대결과 설득이라는 과정을 통해 기존 3대 괴수의 초능력을 마음껏 펼쳐 보인 뒤, 이들이 협력하여 거대한 적과 맞서 싸운다는 전개는 관객의 카타르시스를 극한까지 끌어올린 우수한 구성이었으며, 마지막에 킹기도라를 물리친 3대 괴수가 무사히 제 갈 길을 가는 라스트는 이미 기존의 괴수를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 친근한 캐릭터로서 보는 발상이 굳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반해서 새로 등장한 우주괴수 킹기도라는 기존의 3대 괴수를 모두 합친 것 이상의 파괴력을 선보이며 ‘문명의 파괴자’로서의 ‘괴수’의 본질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또한 지금까지의 토호 괴수들과는 달리 생물적 모티브가 완전히 배제된 그 디자인과 한 혹성의 문명을 전멸시켰다는 설정, 그리고 불꽃으로부터 서서히 실체화되는 충격적인 등장 장면과 인상적인 울음소리 등 킹기도라의 매력을 꼽자면 정말 끝이 없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삭감된 예산과 물가상승으로 인해 대담한 도시파괴 등 원래 괴수영화의 볼거리였던 장면들이 많이 줄어버리고, 괴수와 괴수의 대결이 작품의 메인 이벤트가 되어버리는 추세는 이 작품을 기점으로 하여 결국에는 좋든 싫든 일본 괴수영화의 이미지로 굳어지게 된다.

그리고 또 한가지 이 작품을 빛내는 점은 인간드라마의 높은 완성도이다. 형사와 과학자, 기자와 방위대신이라고 하는 괴수영화의 전통적인 캐스팅과 함께 왕녀와 스파이, 신비의 소미인과 금성인이라고 하는 그야말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바다에서 산으로, 도시에서 시골로, 그리고 외국까지 펼쳐지는 드넓은 무대 속에서 SF와 미스테리, 러브 로맨스와 뮤지컬에 첩보물까지 결합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는 것은 세계 영화사를 통털어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완벽한 교과서적 오락영화인 것이다.

여담으로, 원래는 64년 12월에 개봉예정이엇던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붉은 수염'이 구로사와 감독의 완전주의로 인해 완성이 크게 늦어졌기 때문에, 이를 대신하기 위한 대타로 급거 기획, 제작된 것이 바로 이 '지구최대의 결전'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토호의 또 하나의 인기스타 킹기도라가 처음으로 등장하고, 고지라의 시리즈화도 본 궤도에 올랐다는 점에서 보면 이 또한 역사의 유쾌한 장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written by 백금기사(lgaim.egloos.com)

트랙백

덧글|덧글 쓰기|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