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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도를 계산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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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또는 카메라)에 대한 공부를 하려고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녀보면 노출이나 구도에 대한 좋은 강좌나 설명은 많은 것 같은데, 심도에 대한 글은 그다지 많이 못본 것 같다.

아마도 거의 대부분의 경우 '조리개를 개방하면 심도가 얕아진다.' 정도의 지식만으로도 원하는 사진을 찍는데는 별 문제가 없으니 그럴 것이다. 그리고 이론으로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보다는 사진을 찍으면서 몸으로 체득하는 편이 훨씬 낫기도 하고...

뭐 사실 나도 이런건 그냥 간단한 원리만 알고 직접 사진을 찍으면서 느끼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왕이면 원리를 조금이나마 이해를 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어차피 사진을 찍다보면 궁금해지기도 하는 것이니 기회가 될 때 공부를 해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정리해둔다.



1. 심도(Depth of field)란.

사진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심도가 무엇인지는 다 알것이다. 여기서는 이왕 깊이 파보기로 했으니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심도가 깊고 얕음을 정확히 분석하려면 이의 개념부터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바로 아래와 같은 개념이다.

Near limit of acceptable sharpness: 카메라로부터 화상이 선명하게 찍힌 구간의 시작부분까지의 거리
Far limit of acceptable sharpness: 카메라로부터 화상이 선명하게 찍힌 구간의 종료부분까지의 거리
Total depth of field: 화상이 선명하게 찍힌 구간의 depth, 위 두 값의 차이. 흔히 말하는 심도는 이 값을 가리킨다.
Hyperfocal distance: Far limit of acceptable sharpness가 무한대가 되는 초점거리의 최소값

이 개념에 대해서는 아래의 그림을 보면 가장 쉽게 이해될 것이다.

부연 설명을 하자면, 위 그림에서는 카메라로부터 10m 떨어진 지점에 초점이 맞고, 8.99m에서 11.3m 구간에 위치한 피사체가 선선명하게 보인다.(위 그림) 따라서,
  Near limit of acceptable sharpness = 8.99m
  Far limit of acceptable sharpness = 11.3m
  Total depth of field = 2.28m
가 된다.

hyperfocal distance이 88.4m라는 것은 초점이 88.4m 보다 먼 거리에 맞는다면 그보다 더 먼 거리에 위치한 피사체는 모두 또렷하게 보인다는 의미이다. 즉,
  focus distance >= 88.4m 이면, Far limit of acceptable sharpness = ∞
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hyperfocal distance인 88.4m에 초점이 맞았을 경우는 Near limit of acceptable sharpness는 그의 절반 값인 44.2m가 된다.(아래 그림)



2. '선명하다'의 기준은?

초점이 맞은 거리에서 멀어질 수록 흐릿하게 보인다는 건 알겠는데, 선명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위의 심도에 대한 설명을 읽은 사람이라면 의문이 생길 것이다.

우선 Circle of confusion의 개념부터 알아보자.

Circle of confusion은 흔히들 '보케'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것으로, 우리말로는 '착락원'이라고 한다. 착락원은 광원의 어느 한 점에서 출발한 빛이 렌즈를 통과하며 굴절되어 상이 맺힐 때 그 빛이 그리는 원이다.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우니 아래의 이미지를 보자.


위 그림을 보면 알겠지만, 특정 광원에서 출발한 빛이 렌즈를 굴절하여 스크린에 맺히는 상은 원 모양을 그리게 된다. 이때 광원의 위치에 따라 착락원의 크기가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착락원이 작을 수록 상은 선명하게 보인다. 즉 착락원의 크기를 가장 작게 그리는 광원의 위치가 바로 초점이 맞은 거리가 되는 것이다.

초점이 맞는 위치에서 이 착락원의 크기는 최소가 되며, 잘 설계된 렌즈라면 원이 아니라 점에 가까운 착락원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광원이 초점이 맞은 거리에서 멀리 벗어날 수록 착락원은 커질 것이다. 착락원은 작을 수록 선명한 화상이 나타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정확히 초점이 맞은 위치는 아니더라도 착락원이 아주 작아서 사람 눈으로 구분이 안될 정도라면 화상도 선명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심도라는 것이 생겨난다. 초점에서는 벗어났지만, 충분히 작은 착락원을 만들기 때문에 화상의 선명도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거리 구간이 바로 심도이다.

이를 위해 어느 정도로 작은 착락원이 선명한 화상을 만드는지를 알아보자. 이를 위해서는 사람 눈의 특징에 대해 이해 해야한다. 심도를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사람의 눈의 특징은 아래와 같다.

1) 사람의 눈이 사물을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거리는 25cm 이다. (Near deistance for distinct vision)
2) 사람의 눈이 사물을 가장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시야각은 60°이다.
3) 사람의 눈은 25cm 거리의 이미지에서는 1mm당 최대 5개의 선을 구분 해낼 수 있다.
    (이는 사람의 눈 속에서 시신경이 분포된 밀도와 관계있는 것이며 시력과는 무관하다.)

위의 특징을 종합했을 때 사람 눈의 25cm 지점에서 60°의 시야각으로 한 눈에 볼 수 있는 사진을 보았을 때 빛의 입자의 크기가 0.2mm 이하인 화상이라면 선명한 사진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사람의 눈에서 25cm 지점에서 시야각의 60°를 채우는 사진 판형은 8″×10″판이고, 이는 35mm 판형의 약 7배 크기이다. 그리고 8″×10″ 사진에서 0.2mm 크기의 입자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35mm 필름의 0.029mm의 입자가 가 되어야 한다. 즉 35mm 판형에서는 착락원의 크기가 0.029mm 이하가 되어야 사람의 눈에 사진이 선명하게 보인다는 의미이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나오는데, 바로 '사진이 선명하게 보이기 위한 착락원의 최대 허용 크기(Circle of confusion diameter limit)'이다. 이 값은 위에서 본 것과 같이 8″×10″ 판형의 사진에서 0.2mm가 기준이므로 35mm 필름에서는 0.029mm(≒0.03mm) 이고, 1.5배 크롭인 APS-C 타입에서는 0.02mm가 된다. 이 값은 보통 약어로 CoC로 칭한다.

판형에 따른 CoC는 아래와 같다.

판형

CoC

35mm (Full-frame)

0.03 mm

APS-C (24mm)

0.02 mm

Four-third

0.015 mm


(물론 산정하는 기준을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CoC가 달라지기도 하는데, 위에서 설명한 방식이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이다.)



3. 심도를 구하는 공식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심도를 계산하는 공식이다. 이 공식은 Chap.1에서 들었던 개념 3가지를 구하는 공식이다. 사실 지금까지의 설명은 모두 이 공식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공식이 어떻게 유도되는지는 나도 모른다. 그걸 이해하려면 광학을 진지하게 공부해야 할거다.)

Hyperfocal distance (H)

Near limit of acceptable sharpness (Dn)

Far limit of acceptable sharpness (Df)
H : Hyperfocal distance
f : 렌즈의 초점거리 (focal length)
s : 초점이 맞은 지점까지의 거리 (focus distance)
N : 조리개의 f-number
c : CoC

여기서 우리가 원하는 심도는 Total depth of field, 즉 (Df-Dn)이다. 이를 계산해보면 아래와 같은 특징을 볼 수 있다.
(계산은 직접 해보세요 :)

1) 심도는 초점이 맞은 지점까지의 거리(s)의 제곱에 비례한다.
2) 심도는 조리개 f-number(N)가 커질 수록 얕아진다. (대략 반비례)
3) 심도는 렌즈의 초점 거리(f)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4) 심도는 CoC(c)가 커지면 깊어진다.

사실 심도를 이해하려면 공식을 암기할 필요도 없고, 위의 특징만으로도 충분하다.

다음 장에서는 직접 변수를 대입하여 위의 특징들을 상세히 접근해본다.




4. 심도의 특징

이 Chapter에서는 흔히들 상식처럼 알고 있던 심도에 대한 지식들을 공식에 직접 대입을 해보며 검증해보도록 하자.


1) 조리개 f-number가 커질 수록 심도가 얕아진다.

Full-frame body에서 50mm 단렌즈로 2미터 전방의 사물을 찍는다고 가정하고 조리개 f-stop별 심도를 보자.
(이 화각은 흔히 카페에서 마주 앉은 사람의 반신샷을 촬영하는데 많이 사용된다.)

조리개
f-number

심도

f/1.4

8cm

f/1.7

9cm

f/2

11cm

f/2.8

15cm

f/4

22cm

f/5.6

31cm

f/8

44cm

f/11

63cm

f/16

91cm


확실히 조리개가 개방될수록 심도가 얕아진다는 것이 도표에서도 한 눈에 보인다.

여담인데 50.4 렌즈로 최대 개방으로 카페에서 마주 앉은 사람의 사진을 찍는다면 초점을 조심해서 맞추어야 할 것 같다. 8cm의 심도로는 조심하지 않으면 코끝이 날아가 버릴 것이다.


2) 같은 피사체를 프레임에 채워서 찍을 때 광각으로 가까이서 찍는 것보다 망원으로 멀리서 찍는것이 심도가 얕다.

Full-frame body의 카메라로 인물의 전신샷을 프레임에 채워 담을 것이라 가정하면, 렌즈의 초점거리에 따라 카메라로부터 피사체까지의 거리는 대략 아래의 표 정도로 둔다.

초점거리

피사체와의 거리

24mm

1.33m

35mm

1.96m

50mm

2.75m

85mm

4.70m

135mm

7.60m

200mm

11.11m

300mm

16.59m


위 표를 바탕으로 조리개별 심도를 계산해보면 다음과 같다.

초점거리

피사체와의 거리

f/1.4

f/2

f/2.8

f/4

24mm

1.33m

-

-

35mm

1.96m

4.7m

33.3m

50mm

2.75m

3.19m

6.14m

31.5m

85mm

4.70m

2.75m

4.22m

7.21m

17.5m

135mm

7.60m

-

3.98m

6.01m

9.85m

200mm

11.11m

-

3.74m

5.43m

8.15m

300mm

16.59m

-

-

5.22m

7.56m


위 표에서 동일 피사체를 같은 크기로 촬영했을 때 렌즈의 초점거리가 커질 수록 심도가 작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망원이 피사체의 배경을 날리는데 훨씬 도움된다는 이야기이다.



3) 접사를 할 때는 조리개를 조여야 한다.

곤충 또는 꽃 사진을 찍을 때는 매크로 렌즈를 주로 사용하지만 망원 렌즈로 간이 접사를 할 때도 있다.
대략 10cm 정도 크기의 사물을 프레임에 담을 때의 렌즈의 초점거리 별 심도는 다음과 같다.

초점거리

피사체와의거리

f/2

f/4

f/8

f/16

50mm

14.25cm

0.64cm

1.28cm

2.57cm

5.28cm

70mm

20cm

0.64cm

1.27cm

2.56cm

5.18cm

100mm

28.5cm

0.63cm

1.27cm

2.54cm

5.1cm

200mm

57cm

0.63cm

1.27cm

2.53cm

5.07cm


표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접사 시에는 렌즈의 초점거리와 무관하게 심도가 매우 얕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조리개 값을 아무리 조여도 심도가 무척이나 얕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조리개 값이 F/4일 때 피사체의 심도는 1.27cm 정도인데 이정도 심도라면 곤충의 날개에 초점을 맞추면 머리가 흐려지고, 눈에 초점을 맞추면 다리와 날개가 흐리게 나올 정도이다. 매우 작은 피사체를 가까운 거리에서 촬영을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생기는 현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접사를 할 때는 최대한 조리개를 조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접사를 할 때는 심도 자체가 지나치게 얕아지기 때문에 웬만큼 조이더라도 배경을 날리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고, 오히려 피사체의 선명도가 관건이라는 얘기이다.



4) Full-frame body가 심도가 더 얕다.

이 명제에는 조금 이상한 점이 있다.

위 공식에 의하면 분명히 CoC가 커지면 심도가 깊어진다고 했고, 35mm 판형은 CoC가 0.03mm, APS-C 타입은 CoC가 0.02mm라고 했다. 그러므로 FF바디가 심도가 더 깊어져야 정상인 것이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Full-frame body가 심도가 얕다는 얘기를 할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명제는 참이다. 

단 여기서 주의해야할 것은 이것은 '동일한 렌즈 초점거리'에서의 비교가 아니라 '동일한 화각'에서의 비교를 했을 경우에 그렇다는 얘기이다.

우선 처음의 오해를 확인하기 위해 동일 렌즈 초점거리에서 FF바디와 APS-C타입의 심도 비교를 해 보았다.
(F/2.8, 피사체거리 3m)

초점거리

FF

APS-C

50mm

7.22m

85mm

2.33m

1.44m

135mm

0.81m

0.54m

200mm

0.36m

0.24m


이 표에서 보시다시피 같은 렌즈초점거리에서는 CoC가 작은 APS-C가 훨씬 심도가 얕다.

하지만 같은 렌즈라도 판형에 따라 화각이 완전히 달라지므로 이는 동등한 수준에서 비교했다고 할 수 없다.
그래서 렌즈초점거리가 아닌 화각을 동일하게 구성하여 비교를 해 보았다.

아래 표의 각각의 pair는 판형에 따라 동일한 화각을 가지는 렌즈를 매칭한 것이다.

판형 / 초점거리 / f-stop / 피사체와의 거리

심도

FF / 50mm / F1.4 / 3m

4.01m

APS-C / 33mm / F1.4 / 3m

11.4m


FF / 85mm / F1.4 / 5m

3.15m

APS-C / 56mm / F1.4 / 5m

5.57m


FF / 135mm / F2 / 5m

1.64m

APS-C / 90mm / F2 / 5m

2.58m


위와 같이 동일한 화각으로 구성을 하였을 때 판형이 커지면 심도가 더욱 얕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 참조 사이트

심도에 대해서 더 잘히 이해하려면 아래의 사이트가 도움된다.

Depth of Field Calculator: http://www.dofmaster.com/dofjs.html (여러 파라미터를 입력하여 심도를 계산해 볼 수 있다.)
Depth of Field Equations: http://www.dofmaster.com/equations.html (위에서 보여준 공식의 출처이다.)

기타 참조 사이트
Hyperforcal distance(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Hyperfocal_distance
Circle of confusion(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Circle_of_confusion








틀린 부분, 지적할 부분은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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