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내에서 여러 가지 진보적인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운동을 주도 및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이 성폭력 가해자인 대학문화 교지편집위원회 편집장(이하 대학문화 편집장)이라는 점, 그리고 그가 성폭력에 대해 아직까지 어떤 사과나 반성적 태도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 저는 문제의식을 느껴 시일이 많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에서야 저의 신상이 공개된다는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사건에 대해 폭로합니다. 저의 개인적 용기가 없다는 이유로 시일이 많이 지난 후에야 이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게 되는 점은 양해부탁 드립니다.
작년에 대학문화 교지편집위원회(이하 대학문화)에서 성폭력이 있었습니다. 대학문화 엠티를 갔었을 때, 대학문화 편집장과 대학문화 편집위원이자 노동자연대 학생그룹(옛 대학생다함께, 이하 다함께) 회원인 정**씨가 제가 계속 거부를 하는데도, 강제로 야동을 보여주고 과도한 수위의 성적 농담들(“임신은 어떻게 하는지 아냐?”고 묻고 대답하기를 강요하는 등)을 했습니다. 사실 그 이전부터 대학문화 편집장은 일상적으로 섹드립을 쳤었고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으나 그는 단 한 번도 자신의 부적절한 언사를 고치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 같은 편집장의 반복적인 성희롱을 견디지 못해 저는 대학문화를 나왔습니다. 저는 당시 다함께 회원이었는데,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다른 다함께 회원들에게 이 사건에 대해 털어놓았으나 그들은 편집장과 정**씨의 성폭력 사실은 인정했지만, 회원 중 아무도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이 사건에 개입하려 들지 않았습니다. 다함께의 지도부 중 한 명에게도 이 문제에 대해 조언을 구했으나, 그 역시 다른 회원들과 마찬가지로 이 문제에 대해 아무런 개입도 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일이 지났고 저는 결국 지쳤고 직접 폭로할 용기가 없어 이 사건을 묻어두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대학문화 편집장이 대학문화에서 여성주의 강연회를 주최하고, 청소노조 운동을 주도하는 것을 보며, 저는 이에 대해 다시금 문제의식을 느꼈습니다. 성폭력 가해 사실에 대해 아무런 사과나 반성도 하지 않았고 이후로도 일상적인 섹드립을 계속 했던 그의 태도는 ‘여성주의를 지지하는 진보적인 활동가’로서의 정체성과 전혀 부합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가 성폭력 사실에 대해 반성적 태도를 보이고 행동을 수정하기 전까지, 운동에 참여하거나 주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았기에, 다시 시립대 다함께 회원들에게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성폭력에 동조했던 정**씨는 미안한 기색은 보였으나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고, 다른 회원인 오**씨는 다함께의 다른 회원들과 마찬가지로 대학문화 편집장의 성폭력 사실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면서도, 이 문제에 대해 개입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그 둘은 이 문제를 아예 덮어놓고 대학문화 편집장이 주도하는 운동에 적극 동참해왔습니다. 저는 결국 다함께 학생조직자 조** 동지에게 성폭력 가해자가 운동을 주도하고, 시립대 회원들이 성폭력 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방임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을 요구했으나 그는 “(아무런 반성과 평가 없이도) 성폭력범하고도 같이 운동할 수 있는 거 아니냐. 볼셰비키는 케렌스키도 방어했다. 운동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시립대 회원들이 뭐 하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다.”, “억울하면 직접 폭로하라.”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페이스북에 이러한 발언을 게재하자, 학생조직자는 열흘 뒤 다시 전화를 해서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겠다고 답하며 15일 목요일 밤까지 연락을 주겠다고 약속해서 답변을 기다렸으나, 결국 약속을 어겼고 현재 연락이 두절된 상태입니다. 이로써 대학문화 편집장뿐만 아니라, 다함께 역시 성폭력 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다함께의 학생지도부조차 성폭력 문제에 대해 명백히 방임적 태도(2차 가해)를 취한 것입니다.
저는 “진보”를 표방하며 학내의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대학문화 교지편집위원회 편집장과 노동자연대 학생그룹(대학생다함께)이 이와 같이 성폭력 문제에 대해 매우 폭력적이고 둔감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 그리고 그들이 학내의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큰 문제의식을 느낍니다. 성폭력 그 자체도 문제이지만, 이 문제에 대응하는 다함께 회원들의 태도 역시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해결을 요구합니다. 때문에 저는 사안이 오래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성폭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에 이 사실에 대해 폭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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